문재인, 프랑스 수소충전소 방문, 국산 현대차 넥쏘 수소차 시승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현대자동차의 수소·연료전지 전기차(수소차) ‘넥쏘’를 타고 도착했다. 문 대통령은 현대차가 앞서 수출한 1세대 수소차 ‘투싼(ix)’ 택시에 연료를 충전 중이던 택시기사에게 다가가 ‘충전이 어렵지 않은지’ 등을 물었다. 충전은 3분 만에 완료됐다. 프랑스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파리 도심인 알마광장의 한 수소충전소를 방문해 ‘투싼 수소전기차’를 충전 중이던 택시기사와 대화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수소충전소가 시내 한복판에 있는데 시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는가요?

프랑스 산업용 수소업체 ‘에어리퀴드’사 회장: 충전소가 설립된 지 3년이 지났는데 어떤 불만도 제기된 바가 없고, 관련 사고도 없었습니다.

이날 행사는 ‘한·프랑스 신산업 협력사업 현장 방문’의 일환이자 문 대통령이 수소경제를 적극 지원하는 행보의 연장이다. 하지만 국내였다면 ‘불가능한 시연’이다. 관련 법상 수소 충전은 충전소 직원에게만 허가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셀프충전소’는 애초 불가능한 셈.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수소차 상용화에 성공한 데 이어 최고 수준인 차량을 내놓고도 유럽에서 먼저 선보이고 대규모로 공급하는 이유는 규제와 인식, 사회적 인프라 등의 격차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유럽과 한국은 수소충전소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기준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에 비하면 우리는 LPG(액화천연가스)·CNG(압축천연가스) 등을 능가하는 위험물로 인식, 규제 중인 것이 현실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수소차 1만5000대를 보급한다는 목표이지만, 인프라에 대한 규제 개혁 없이는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표적으로 각급 학교, 대학 등 학교 부지로부터 200m 안에는 설치할 수 없도록 한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이 꼽힌다. 

도심 내 빼곡한 학교들을 감안하면 첫 단계인 부지 확보부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대형마트 등 상업시설 내 설치도 불가능하다. 철도안전법 역시 철도보호지구 경계로부터 30m 이내 입지를 제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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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진행 사장은 “파리는 수소충전소가 도심에 있지만, 한국은 수소에 대한 오해, 안전기준 등으로 도시 외곽에 주로 설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일본 이와타니 수소충전소는 반경 3㎞ 내에 긴자, 국회의사당, 정부청사가 위치해 있다. 문 대통령이 충전 시연을 관람한 충전소 역시 에펠탑이 눈앞에 보이는 파리 중심가다. 

충전소 안전관리 책임자도 관련 교육을 이수하면 되는 LPG·CNG 충전소와 달리 수소는 가스기능사 자격증을 요구한다. 250㎏ 규모 압축수소 충전소를 기준으로 구축에만 30억원, 연간 운영비로 1억5000만∼2억원이 드는 경제적 부담까지 감안하면 이런 규제 속에서는 생태계를 만들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 지적이다.

문 대통령이 시승한 차량은 막 통관 절차를 통과한 1호 수출차였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승용차는 물론 버스·트럭 등 상용차를 포함해 총 5000대를 공급한다는 목표다. 반면 국내는 4월 넥쏘 출시 이후 실제 출고(판매)된 물량이 350여대에 그친다. 올 한 해 수소차가 받을 수 있는 정부 보조금이 740여대분 수준이어서 남은 기간까지 390여대 정도만 출고될 수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매켄지에 따르면 2050년까지 수소 승용차는 4억대, 트럭은 1500만∼2000만대, 버스 500만대가 보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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